[구루 인터뷰 1편]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성원에 힘 입어 [구루 인터뷰 2편]으로 돌아왔습니다. 구루 3인방은 '자동차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다음 주역에 대한 단상'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건넸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페스카로에서 #멘토의멘토로 불리는 자동차 구루 세 분을 소개합니다.
■ 페스카로 구루 3인방
(좌측부터) 페스카로 구성서 이사, 이해승 상무, 이순철 부사장 / 출처 : 페스카로
구성서 이사 #휴맥스(HUMAX) #임베디드시스템 #엔지니어 #AVNT #사이버보안
글로벌 제어기 제작사인 휴맥스에서 20년 넘게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개발을 했다. OS Hardening 등의 시스템 보안과 CAS(Conditional Access System), DRM(Data Rights Management) 등의 콘텐츠 보호 솔루션 개발을 주로 담당했다. 디지털 방송 장비를 다루다 자동차 전장 산업의 잠재력을 보고 방향을 틀었다. 당시에는 다들 모험이라며 말렸다. 2018년도부터 현대/기아차 중국향 모델의 AVNT(Audio, Video, Navigation, Telematics)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 및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이때 자동차 관련 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현재는 페스카로에서 사업개발본부를 맡아 OEM 및 Tier에 필요한 자동차 사이버보안 제품 및 기술, 엔지니어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해승 상무 #쌍용자동차 #콘티넨탈(Continental) #이타스(ETAS) #ADAS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멘토의 멘토'로 알려진 30년 업력의 명실상부 자동차 구루.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에서 시험 업무를, 자동차 협력사인 앱티브(Aptiv)(구 델파이(Delphi))와 콘티넨탈(Continental)에서 시스템 적용 업무, 자동차 소프트웨어 도구 회사인 이타스(ETAS)에서 기술 영업 업무 등을 담당했다. 국내 자동차에 EBS(Electronic Brake System), EPB(Electric Parking Brake), ACC(Adaptive Cruise Control)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최초 통합 적용 시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 오토모비트 일렉트로닉스 매거진(AEM)에 "전동화 다음이 SDV라면"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는데, 자동차 산업 발전의 역사와 미래 방향성, SDV 개발의 어려움, 미래의 서비스 개발 방법론 등에 관한 인사이트가 담겨있어 관계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이순철 부사장 #보쉬(BOSCH) #어플리케이션엔지니어 #일렉트로비트(Elektrobit) #자동차미들웨어
보쉬(BOSCH)에서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 프로젝트 매니저와 세일즈 직무를 거쳤다. 40대 중반의 어느 날, 주말과 월급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뒤 후회 없는 삶을 살고자 독하게 일하기로 마음먹고 다양한 직군에 도전했다. 15년간 근무했던 섀시부서에서 엔진부서로 옮기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엔진 공부를 다시 했고,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2년간 별을 보며 퇴근했다. 그 덕에 큰 프로젝트를 여러 개 수주했고, 임원으로 진급했다. 자동차 산업에 새롭게 불어오는 전동화 바람을 타기 위해서 27년간 근무한 보쉬를 떠나 자동차 미들웨어 회사 '일렉트로비트(Elektrobit)로 이직했고, 한국지사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30년 외국계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페스카로에 합류했다.
페스카로 [구루 인터뷰 2편] 시작합니다.
Q5. 자동차 시장의 '과거/현재/미래'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먼저 지난 20년간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주요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그 변화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주세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면, 작게라도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
- 편집자
Hello, SONATA - 디지털키 편 / 출처 : 현대자동차(AboutHyundai) 유튜브
구성서 이사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써 기계 장치라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어떻게 하면 엔진의 성능이나 승차감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옛날 광고들은 자동차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들을 강조했어요. 그런데 4년 전에 소나타에서 자신의 키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키 셰어링’ 광고를 제작했어요. 자동차가 '기계 장치'보다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콘셉트가 달라지기 시작했죠. 그 콘셉트의 움직임은 현재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로 더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순철 부사장 저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로 넘어가는 순간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2014년도부터 자동차 디젤 엔진을 영업하고 개발했습니다. 그때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준비해야 된다는 얘기들이 있었어요. 파워트레인을 하던 사람들은 '설마 그렇게 빨리 올까'라는 생각들을 했죠. 유럽 본사에서도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가지고 '절대 빨리 오지 않는다'는 방어책을 세웠어요. 그러나 변화의 속도는 순식간이더라고요.
과거에는 어느 자동차 회사에 가도 파워트레인은 박사들로 구성되었고 가장 프라이드가 높은 팀이었어요. '나 자동차에서 엔진 개발해' 하면 톱 클래스로 칭하던 시대였거든요. 그 분들 지금은 다른 사업부로 다 뿔뿔이 흩어졌어요. 현재 자동차에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빨리 옵니다. 변화를 읽었다면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해승 상무 앞서 두 분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과거에는 자동차가 '기계 부품' 중심이었어요. 그런데 전기/전자 콘텐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프트웨어 기능들이 점차 증가할 거라고 모두들 예측했습니다. SDV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미 추진되었던 거죠. 생각보다 SDV라는 용어가 유행하는 기간은 짧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용어의 기간만 짧은 것뿐이지, 용어가 사멸한 후에도 비록 다른 이름이지만 계속 SDV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DV는 앞으로 자동차가 기계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넘어가는데, 물건 판매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비즈니스 포커스가 움직여 가는데, 그리고 서비스가 더 확대되는 것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확대의 다음 단계는 #인공지능이라 생각해요. 지금의 SDV와 인공지능이 가미된 SDV를 구분하기 위해서 새로운 용어가 마련될 것 같아요.
Q6. 그렇다면 '현재'에는 어떤 동향이나 변화를 관찰하셨나요? 이러한 동향과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SDV는 우리를 과감하게 만든다. 정답이 없을지라도.
- 편집자
이해승 상무 SDV와 #AI, 더 많은 소프트웨어 콘텐츠입니다. 구체적으로 SDV 동향을 살펴보면 다양한 시도는 있으나 아직 주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보쉬(BOSCH)라는 굉장히 걸출한 회사가 있었어요. 보쉬는 센서, 액추에이터같은 부품을 팔고 싶은데 고객들이 차에 장착을 못했어요. 보쉬는 '엔진은 이런 식으로 만들고 센서는 이렇게 붙이고, 액추에이터는 이렇게 붙이고 이런 식으로 제어해’라는 식으로 일종의 정답을 책상에 딱 올려놨어요. 그동안은 그렇게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SDV로 가게 되니까 책상 위에 100점짜리 답안지를 올려놓는 애가 없는거에요. 시험 끝나고 쉬는 시간에 여기서 조금 모여서 정답 맞혀보고, 저기서 조금 모여서 정답 맞혀본단 말이죠. 그럼 어떤 일들이 생길까요? 조금씩 모인 애들이 얼른 실력을 키워서 100점짜리 답안지를 만들려고 해요. 이건 기술과 함께 외교가 있어야 하거든요. 한편으론 누가 힘을 많이 모으느냐에 대한 활동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테슬라(TESLA)는 유아독존이에요. ‘쉬는 시간에 그거 맞춰볼 시간이 어딨어, 10분 동안 다음 과목 공부해야지’하면서 답도 안 맞추고 공부만 하는거죠.
이순철 부사장 저도 SDV라고 생각해요.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대해서 변화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하고 얘기하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제가 보쉬에서 근무할 때는 뭘 바꾸려는 생각을 못했어요. 바꾸면 각종 환경 테스트와 검증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갔거든요. 혼자 할 수 있는 힘이 없었으니 굉장히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했어요. 그때는 그게 자동차 엔지니어링인 줄 알았죠.
SDV가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하는 우리 젊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있는 게 딱 보입니다. 이 정도 자신감이면 '우리나라도 SDV에 상당히 큰 장점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나는 '이걸 정말 바꿔도 될까? 나중에 사고 나면 어떡할까?' 겁을 먹고 조심스러워했는데, 요즘은 과감하게 도전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여요. 한마디로 얘기해서 겁이 없어요. 특히 페스카로에서 그런 모습들을 자주 봐요. 페스카로가 더 과감하게 도전한다면 'SDV의 한 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합니다.
구성서 이사 자율주행이 실현되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 차박이 한창 유행이잖아요. 자동차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문화죠. 지금은 차박 외에는 자동차에서 새로운 문화를 시도하기 어렵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개인의 정체성'을 실생활에 깊이 담을 수 있도록 다양화될 것 같아요. 영화에서 보던 것 처럼 자동차가 식당이 될 수도 있고 이동하는 백화점이 될 수도 있겠죠.
핵심은 역시 SDV에요. 테슬라가 이미 SDV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어요. 테슬라의 FSD(Full-Self Driving, 완전자율주행)처럼 기술과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계속 변화할거에요. 모든 자동차 업체가 그 시장으로 넘어가려 시도하고 있고요 실제로 기아는 자동차가 스스로 직각·평행·사선 주차를 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서비스를, 메르세데스-벤츠는 연간 구독료를 내면 가속력이 향상되는 서비스를 출시기도 했어요. 이처럼 자율주행을 위한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만들어질거에요.
Q7. '미래'에 대해서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 변화를 예측하신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삶을 위한 공간
- 편집자
구성서 이사 자동차는 넷플릭스(Netflix)나 유튜브(Youtube) 같은 미디어 콘텐츠의 새로운 소비 영역이자 미디어 디바이스로 콘셉트가 달라질거에요. 창문이 스크린화 되어 미디어 서비스를 소비하는거죠. 아니면 이동 시간에 업무를 하거나 편하게 숙면을 취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공간이 될거에요. 자동차에 어떤 서비스를 적용할지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이 계속되겠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SDV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SDV를 위한 서비스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데이터들이 자동차 안에 포함되어야 해요. 내가 편해지려면 관련 정보를 자동차에 많이 알려줘야 실현할 수 있거든요. 자동차가 긴밀한 정보를 점유하게 되면 그만큼 리스크가 늘어나요. 물론 지금도 자동차 #사이버보안이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더 강력한 사이버보안이 적용되어야만 안전한 #미래모빌리티가 실현될거에요.
이순철 부사장 제가 살아가면서 배운 것 중의 하나는 '세상에 새로운 건 없다'에요. 지금 전기자동차를 보면 그렇게 새로운 콘셉트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RC카'라는 장난감을 크게 만들고 주행할 수 있도록 보강했다고 생각해요.
'자동차의 미래는 어떨까?' 생각해 보면 기존에 있는 것 중에 하나를 꼽고 싶습니다. #태양연료전지요. 지금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전기는 화석 연료를 때우고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큰 혁신은 태양연료전지가 아닐까 예측합니다.
이해승 상무 저는 예측보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패션을 예로 들겠습니다. 파리 패션쇼나 뉴욕 패션쇼 가면 사람들이 안 입을 것 같은 옷을 모델들이 입잖아요. 그게 끝나면 부자들이 수억 원을 주고 사가요. 시간이 지나면 거기서 생겼던 모티브들을 스파브랜드에서 보게 되죠. 자동차 기술도 그렇거든요. f1, 다카르 랠리(Dakar Rally) 등 자동차 레이스에서 새로운 기술들을 서로 비교하고 경쟁합니다. 차 한 대에 몇백억짜리도 있고 경기 참가비만 몇십억이 들어요. 그런데 이런 레이스에서 소개되는 기술들이 새로운 차를 개발할 때 조금씩 적용돼서 모든 사람한테 돌아가죠.
저는 초기 구매 비용도 저렴하고 유지비도 매우 싼 차가 생산되기를 희망해요. 그러면 자동차 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냐? 되죠. 얼마나 차가 많이 팔리겠어요. '산업의 신기술'은 플렉스 대상이에요. 파리 패션쇼나 뉴욕 패션쇼에서 옷을 사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데 그 사람들이 샀기 때문에 결국에는 스파브랜드까지 가는 것처럼, 신기술이 계속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그 신기술을 이용해서 누구나 탈 수 있고 누구나 유지할 수 있는 차가 개발되기를 희망하죠. 그런데 #OTA(Over The Air, 무선 업데이트)로 기능이 더 좋아지고 전보다 충전을 덜 해도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훨씬 좋겠죠.
Q8. 이해승 상무님과 이순철 부사장님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경 이슈가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전동화는 필연적. 이제 공급이 아닌 수요에 의한 가속화 단계.
- 편집자
이순철 부사장 제가 생각하는 자연은 보존이에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은 변화할 텐데 그 변화의 정도가 지나치지 않아야겠죠. 자연은 우리한테 휴식처를 주고 또 우리는 자연을 어느 정도 보존하게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들이 제가 생각하는 환경입니다.
자동차 시장이 계속 #저공해자동차로 가야 하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전기차도 하나의 솔루션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태양 전지도 있을 수 있죠. 또 육지에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풍력으로 가는 자동차나 아주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소형 모빌리티 등도 계속 나왔으면 합니다.
이해승 상무 가장 큰 건 #전동화 입니다. 개인적으로 전동화는 앞으로 더 많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조금 전 부사장님께서 '화석 연료를 때워서 전기를 만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화석 연료를 때워 전기를 만들지 않게끔 해야겠죠. 태양광, 풍력, 조력, 수력 등을 통해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환경 문제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올해 여름은 매우 더웠고, 다가온 겨울은 온도 격차가 매우 큰 것 같아요.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았던 피해를 실제로 겪게 되었어요. 급격히 수입이 감소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돈을 써서 온도를 조정하거나 피해를 막는 일이 생겼죠. 환경 문제로 인해 재정적인 데미지를 입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환경 문제를 모른척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공통으로 퍼질 것이고, 친환경으로 전환하는데 더 수용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산업의 비즈니스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공급이 아니라 수요 쪽에서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해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차를 살 때 친환경인지 볼 것이고, 친환경이 사회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려고 할 것 같아요. 그래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결국 소비자의 #친환경차 수용성을 늘릴 것이므로 전동화는 가속될 것입니다.
Q9. 구성서 이사님께는 '규제'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규제가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있으면 좋은 것'에서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되는 과정
- 편집자
구성서 이사 자동차와 관련된 규제 변화는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 산업의 방향성을 결정지어요.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동일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얼마나 최적화된 비용을 사용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죠. 대표적으로 기능 안전이나 A-Spice(Automotive-Software Process Improvement and Capability Evaluation, 자동차 소프트웨어 품질 향상을 위한 개발 프로세스 평가 모델) 등이 있습니다.
사실 사이버보안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은 보수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하지만 규제가 되면서 사이버보안은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것이 되었고, 그에 따라 시장이 구체화되었어요. 규제는 시장을 만들어 내고 변화를 이끄는 구체적인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Q10. 오늘 충분한 인사이트를 전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 분께서는 인사이트를 발전시키는 데 특별한 방법이 있으실까요?
같은 시대, 다른 인사이트. 나만의 인사이트를 갖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
- 편집자
이해승 상무 무엇이든 인사이트를 발전시키려면 기본적으로 지식을 쌓고 경험을 해야죠. 효과적인 방법과 효율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예전에 러시아에서 택시 운전사한테 월급을 줬어요. 공산 사회라 몇 명을 태웠는지보다 몇 km를 운행했는지에 따라 보상을 줬죠. 그랬더니 택시 운전사들이 돌아다니지를 않았어요. 차 바퀴를 띄워서 벽돌로 밟아놓고 볼일을 보러 가요. 갔다 오면 km가 많이 올라가 있고 심지어 연료도 남들보다 덜 써서 효율적이죠. 그런데 아무도 포인트 A에서 포인트 B까지 간 사람이 없는 거예요. 효과적이지 않죠.
인사이트를 발전시키려면 효과적인 것을 목표로 해야 해요. 대신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 목표에 해당하는 지식을 먼저 쌓으면 좋아요. 요즘은 지식을 유튜브로 쌓을 텐데, 저는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을 짰어요. 1초에 한 번씩 혹은 5초에 한 번씩 시간을 설정해서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캡처해요. 유튜브를 열심히 보고 나면 캡처 화면들이 다 저장되어 있어요. 그걸 파워포인트에 불러와서 공부한 부분을 메모하고, 가끔씩 읽어봐요. 기억하고 학습하는데 효율적이에요. 이건 나한테 맞는 방식이에요. 여러분들도 자기한테 맞는 학습 방법이 있을 겁니다.
지식보다 더 중요한 건 사실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싶은 거잖아요. 경험인 것 같아요. '자신만의 학습법으로 지식을 먼저 쌓고 그 지식을 경험으로 보완하라'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구성서 이사 일단 자동차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술적인 요소에 관심을 두는 것도 인사이트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관심있는 기술적인 요소가 자동차에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한다면, 그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쉬워요. 이 기술이 자동차를 바꾸고 자동차의 변화가 사람의 생활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보는 거죠. 그러면 인사이트 발전에 더 노력하고 매진할 수 있어요.
이순철 부사장 과거에 제가 있었던 회사들은 대부분 외국계 회사였잖아요. 사람을 채용할 때 봤던 세 가지 카테고리는 업무 능력 30%, 태도 30%, 외국어 40%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페스카로의 평가 대상은 업무 능력이 한 5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페스카로에 똘똘한 사람들이 많은데 외국어 능력은 조금 부족해요. 외국어 능력을 더 보강하신다면 인사이트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찾을 수 있어요. 영문 리포트나 세미나 자료 같은 것들이죠. 또 외국어를 잘하면 자동차 계통에서 본인이 개발하고자 하는 커리어에 많은 기회가 주어질 거에요.
Q11. 지금 자동차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20~30년 뒤 미래의 자동차를 책임질 분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소프트웨어 세대는 과감하게 도전하길. 10억 배 가벼운 마음으로.
- 편집자
이해승 상무 우리는 하드웨어 세대인데요. 하드웨어 세대는 도전에 있어 다소 보수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엔진 부품 안에 연료를 분사해 주는 '인젝터'가 있어요. 인젝터의 연료가 어떻게 분사되느냐에 따라 연소가 좋아지고 나빠져요. 인젝터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크기가 몇 마이크로미터(micrometer)에요. 그러면 몇 마이크로미터짜리 구멍을 '몇 개나 뚫을까? 어디에 뚫을까? 그 구멍을 넓혀볼까 아니면 좁혀볼까? 모두 다 똑같은 구멍으로 뚫을까?' 아이디어는 수없이 많죠. 그런데 이걸 못 해봐요. 다 돈이거든요.
2022년 기준 자동차가 7천만 대 이상 판매됐어요. 7천만 대가 다 사기통 엔진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2억 8천만 개가 만들어져요. 2억 8천만 개의 인젝터에 4개씩 구멍을 뚫는다고 치면, 10억 개 이상이잖아요. 다 똑같이 뚫어야 하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그러니 매우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소프트웨어는 OTA(Over The Air, 무선 업데이트)로 업데이트하면 되잖아요. 코드를 한 줄 짜서 10억 번 다시 복사하고 붙여 넣어도 결과는 똑같거든요. 그런데 하드웨어는 10억 번 똑같다는 보장이 없는거에요. 하드웨어 사람들에 비해서 소프트웨어 사람들은 적어도 10억 배 이상의 부담을 낮게 갖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가벼움을 충분히 이용하시라. 무조건 도전하시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실패는 하드웨어 세대들이 진다. 소프트웨어 하는 사람들은 용기 있게 나가라'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순철 부사장 저는 그 부담의 가벼움을 페스카로 와서 처음 느꼈어요. 사람들이랑 미팅하면 말이 툭툭 나오잖아요. ‘할 수 있어, 시간만 주면 할 수 있어.’라는 말에 약간 코웃음을 쳤죠. 자동차가 그렇게 쉬운 건 줄 알아? 그런데 겪어 보니까 '이건 소프트웨어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실수해서 막 뛰어다니며 부품을 갈고 이런 게 아닌거에요. 그러니 사람들이 자신감이 있고 굉장히 자유도가 높아요. 자동차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나의 세대와 오락처럼 다루는 세대가 있는 거죠. 그러니 우리 후배들이 더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뭘 해야 앞으로 30년 뒤에도 먹고 살까?’ 이건 답이 없어요. 제가 자동차 부품사에 들어갔을 때 소프트웨어 전장을 하는 사람은 구석에 있어서 신경도 안 썼어요. 그런데 슬금슬금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감이 커진 거잖아요. 이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변화의 느낌을 봤을 때 '나는 관계없어'라는 무시보다는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두고 ‘아!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오픈한다면 큰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구성서 이사 스마트폰은 제품이 하나잖아요. 내부에 여러 디바이스들이 있지만 하나에요. 피처폰 시절에는 혼자서 전화기 한 대를 다 만들 수 있었어요. 기능이 그만큼 별로 없었다는거에요. 그래서 옛날에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 뭐 이런 얘기도 있었어요. 그때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인간성도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내가 잘하는 것 하나만 있으면 먹고 살 수 있었고 사회 생활 하는데 문제 되지 않았어요. 그걸로 인정받으면 되니까.
그런데 기기가 복잡해지고 융합되면서 혼자만 잘해서 될 수 없는 조건들이 자꾸 생기는 거에요. 자동차는 훨씬 심해요. 제가 중국향 AVNT(Audio, Video, Navigation, Telematics)를 개발할 때 관계되는 회사만 20개, 소프트웨어 관련 개발자만 한 200명이었어요. 자동차는 여러 개의 제어기가 모여서 하나의 자동차를 만들기 때문에 혼자 잘해서는 안돼요. 상대방의 제어기를 이해하고 그 제어기를 개발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 상황을 이해하는 것들이 너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죠. 인간성이 실력이 되는 세상이 된거에요.
세상이 협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자동차 산업은 협력을 현실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좋은 플랫폼이니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을거에요. 우리 자동차 쪽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잘 왔다.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는다. 여기서 잘 살아남으면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자동차 구루들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후배를 위한 진심 어린 조언에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회사에 구루가 있어 정말 든든합니다. 많은 경험과 다양한 인사이트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혜안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 페스카로에는 구루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분들의 인터뷰도 차근차근 공유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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