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 자동차 기술 콘퍼런스 <AID 2023>의 시사점은? - 페스카로 구루
국내 최대 자동차 E/E 기술 콘퍼런스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데이(Automotive Innovation Day, AID)'가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오늘은 <AID 2023>에 다녀온 페스카로 #자동차구루 3인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장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 걸쳐 평균 업력 25년을 지닌 세 분의 #인사이트가 궁금하다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AID는 자동차 기술 전문지인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매거진(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s, AEM)에서 주관하는 연례행사입니다. 본 행사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미래 자동차 기술 콘퍼런스 프리뷰 : <AID 2023> 관전 포인트는?
<AID 2023> 리캡<AID 2023> 콘퍼런스 현장 / 출처 : 페스카로
<AID 2023>은 주제에 따라 총 3개의 트랙으로 운영되었습니다. 1번 트랙은 'ADAS & Autonomous', 2번 트랙은 'Cloud & Connected Vehicle', 3번 트랙은 'xEVs & e-Mobility'였습니다. 총 25개 기업/기관에서 준비한 다채로운 발표 세션과 전시 부스를 통해 최신 자동차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벡터코리아(Vector), 이타스코리아(ETAS), 일렉트로비트오토모티브코리아(Elektrobit Automotive), 에이펙스에이아이(Apex.AI), 모라이(MORAI), 암(Arm), 텔레칩스(Telechips), 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Texax Instruments), LG전자(LG Electronics) 등의 전문가들이 발표를 진행했고, 뜨거운 관심 속에 200개 이상의 유관 기업에서 8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AID 2023> 패널 토론 현장 / 출처 : 페스카로
키노트로 시작해 3개의 트랙에 걸친 총 32개의 발표가 모두 마무리되고, <AID 2023>의 대미를 장식할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안내해 드렸듯 페스카로의 이해승 상무님이 패널 토론의 모더레이터로 초청되었습니다. 주최측은 이 상무님을 #찐자동차인으로 소개했고,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문가 패널 네 분이 함께 연단에 올랐습니다.
암(Arm) APAC 오토모티브 부문 수석 담당자 사이먼 텡(Simon Teng)티티테크오토(TTTech Auto) CGO 프리드헬름 피카드(Friedhelm Pickhard)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자율주행기술연구소 주행제어기술부문장 유시복 박사모라이(MORAI) 정지원 대표
패널 토론의 주제는 "Why collaboration is essential for the Software-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에 협업이 필수적인 이유)"였습니다. #SDV에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 SDV의 페인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상무님은 패널 토론 시작 전, 주요 산업 이슈와 전망에 관한 패널의 생각을 엿보기 위해 앞서 진행된 각 패널의 발표 세션에 모두 참석하셨다고 합니다.
이 상무님의 날카로운 질문과 위트있는 진행은 패널과 청중을 당황하거나 웃게 만들었습니다. 패널들은 정답이 없는 주제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감 없이 밝히며 몰입도를 끌어올렸고, 모더레이터는 중간중간 쉽고 명료한 핵심 요약을 통해 청중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SDV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며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생각거리를 던져 준 유익한 시간이자, 패널들의 통찰력과 모더레이터의 센스가 조화를 이룬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AID 2023> 패널 토론의 모더레이터, 페스카로 이해승 상무 / 출처 : 페스카로내가 사회 초년생일 때 선배들은 'T자형 인재'가 되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분야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되, 한가지 전문 분야에 깊이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간이 흘러 글로벌 인재라는 표현이 익숙해질 때쯤 선배들은 'ㅠ자형 인재'가 되라고 다시 조언했다. 전문 분야 1개로는 부족하고, 2개는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충분한 세월이 지난 오늘, 나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전문 분야를 두 개 갖고 있다. 하나는 #자동차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전장이다. 그런데 이제 전문 분야가 하나 더 있어야 하겠구나.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전문 분야'란 자신이 지식과 경험을 갖춘 분야라 하겠다. 이런 지식과 경험이 소프트웨어로 대체되고 있다.
원래 지식, 경험이란 것이 소프트웨어니 당연하다.- 페스카로 이해승 상무 (a.k.a 찐 자동차인)이해승 상무님이 패널 토론을 마친 뒤 공유해 주신 생각입니다. '개발자들에게는 본인이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여 성장할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비개발 직군에는 생산성 향상 및 표현 도구로써 어떤 소프트웨어(지식/경험) 기술을 개발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상무님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으신가요?
페스카로 구루 3인방의 <AID 2023> 리뷰
<AID 2023>에 참석한 페스카로의 '자동차 구루'들은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졌고, 어떤 시사점을 얻었는지 궁금하신가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선 페스카로에서 #멘토의멘토로 불리는 자동차 구루 세 분을 소개합니다.
(좌측부터) 페스카로 구성서 이사, 이해승 상무, 이순철 부사장 / 출처 : 페스카로
구성서 이사 #휴맥스(HUMAX) #임베디드시스템 #엔지니어 #AVNT #사이버보안
글로벌 제어기 제작사인 휴맥스에서 20년 넘게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개발을 했다. OS Hardening 등의 시스템 보안과 CAS(Conditional Access System), DRM(Data Rights Management) 등의 콘텐츠 보호 솔루션 개발을 주로 담당했다. 디지털 방송 장비를 다루다 자동차 전장 산업의 잠재력을 보고 방향을 틀었다. 당시에는 다들 모험이라며 말렸다. 2018년도부터 현대/기아차 중국향 모델의 AVNT(Audio, Video, Navigation, Telematics)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 및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이때 자동차 관련 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현재는 페스카로에서 사업개발본부를 맡아 OEM 및 Tier에 필요한 자동차 사이버보안 제품 및 기술, 엔지니어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해승 상무 #쌍용자동차 #콘티넨탈(Continental) #이타스(ETAS) #ADAS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멘토의 멘토'로 알려진 30년 업력의 명실상부 자동차 구루.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에서 시험 업무를, 자동차 협력사인 앱티브(Aptiv)(구 델파이(Delphi))와 콘티넨탈(Continental)에서 시스템 적용 업무, 자동차 소프트웨어 도구 회사인 이타스(ETAS)에서 기술 영업 업무 등을 담당했다. 국내 자동차에 EBS(Electronic Brake System), EPB(Electric Parking Brake), ACC(Adaptive Cruise Control)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최초 통합 적용 시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 오토모비트 일렉트로닉스 매거진(AEM)에 "전동화 다음이 SDV라면"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는데, 자동차 산업 발전의 역사와 미래 방향성, SDV 개발의 어려움, 미래의 서비스 개발 방법론 등에 관한 인사이트가 담겨있어 관계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이순철 부사장 #보쉬(BOSCH) #어플리케이션엔지니어 #일렉트로비트(Elektrobit) #자동차미들웨어
보쉬(BOSCH)에서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 프로젝트 매니저와 세일즈 직무를 거쳤다. 40대 중반의 어느 날, 주말과 월급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뒤 후회 없는 삶을 살고자 독하게 일하기로 마음먹고 다양한 직군에 도전했다. 15년간 근무했던 섀시부서에서 엔진부서로 옮기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엔진 공부를 다시 했고,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2년간 별을 보며 퇴근했다. 그 덕에 큰 프로젝트를 여러 개 수주했고, 임원으로 진급했다. 자동차 산업에 새롭게 불어오는 전동화 바람을 타기 위해서 27년간 근무한 보쉬를 떠나 자동차 미들웨어 회사 '일렉트로비트(Elektrobit)로 이직했고, 한국지사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30년 외국계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페스카로에 합류했다.
그럼 페스카로 구루 인터뷰, 시작합니다.
Q1. <AID 2023>에서 가장 기대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그 기대는 충족되셨나요?
자동차 업계에서 '오픈 소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암(ARM)이 제시한 방향성은 수십만 자동차인을 조금은 두근거리게 만든 듯하다.
평균 업력 25년 이상의 노련한 자동차 구루들의 눈빛에도 기대가 비치는 것을 보면.- 편집자
<AID 2023> 키노트 현장 / 출처 : 페스카로
이해승 상무 저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세션들을 눈여겨봤습니다. 다만, 맡은 임무(패널 토론의 모더레이터)가 있다 보니 충분히 즐기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다행히도 가장 기대했던 세션 중 하나인 키노트에는 참석했습니다. 패널 중 한 분인 암(ARM)의 사이먼 탱(Simon Teng)씨가 진행하셨거든요. 암이 소프트웨어를 위한 '오픈 아키텍처', 특히 자동차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시스템 기반 협업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순철 부사장 저도 SDV 솔루션에 대한 부분을 관심 있게 봤습니다. 암과 같은 글로벌 선진 업체들, 산업 혁신을 리딩하는 업체들이 '앞으로 이런 것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이다'라는 콘셉트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암의 키노트 주제, "Architecture Transition for 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을 위한 아키텍처 전환)"은 상당히 적절했다고 봅니다.
이해승 상무 동의합니다. 암의 오픈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자동차 안에서 협업하는 관계가 변한다'는 것을 내포합니다. 차 내부의 아키텍처가 바뀌면, 관련 기술 역량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제어기 회사들의 생존 여부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암은 전통적 구조를 벗어난 새로운 협업 구조를 기정사실로하며 협업 모델을 제시했는데, 두 가지 관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로는 '정말 그런 협업 관계가 될 것인가'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암이 전망하는 것처럼 협업이 가능할까? OEM과 수많은 협력사가 과연 수평적인 입장에서 협력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암이 제안하는 저 오픈 아키텍처는 타당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순철 부사장 상무님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과연 정말로 그렇게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이라면, 저도 현실과 이상의 갭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향성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이해승 상무 물론입니다. 저는 암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응원합니다. 제 커리어의 대부분이 서플라이어(공급사)였거든요. 비즈니스 관계가 다소 수직적이었기 때문에 우리 후배님들은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여기거나 부정적인 입장이어서가 아닌, 진심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대를 충족한 것 같습니다. 구 이사님도 한 말씀 하시죠.
구성서 이사 두 분의 불꽃 토론 잘 들었습니다. 물론 SDV도 핫한 이슈이지만, 저는 제 현업과 가장 긴밀한 '자동차 사이버보안' 주제를 중심으로 콘퍼런스를 둘러보았습니다. <AID 2023>은 국내 최대 자동차 혁신 기술 콘퍼런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단 하루 동안만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시간 관계상 기술적인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약간의 갈증이 남은 부분입니다. 혹시 전략이었다면 성공입니다.
Q2.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나는 SDV가 놀랍지만 자동차 역사의 산증인들은 '놀랍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를 바꾸고, 도시를 바꾸고, 심지어 우주마저 바꾼다니, 정말 세상을 바꿀 플랫폼이 맞나 보다. - 편집자
'창문 없는' 애플카 가상도 / 출처 : 글로벌이코노믹 (VR스카우트)
구성서 이사 '자동차가 세상을 바꿀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SDV는 이것을 현실화하는 필수 요소이자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테슬라가 그 선두를 달리고 있고요.
SDV는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입니다. 기존의 자동차는 하드웨어 중심이기 때문에 한 번 적용된 기능에 쭉 의존해야 했지만, SDV는 물리적 제약이 사라지며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하게 됩니다.
1990년대에 인터넷이 등장해 세상을 한 번 바꾸고, 2000년대에 스마트폰이 나타나 세상이 또 한 번 바뀌었잖아요. SDV의 대중화는 그 이상의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는 애플에서 자동차 영역까지 진출한다는 전망이 그를 뒷받침한다고 봅니다.
이순철 부사장 'E/E 아키텍처'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지 10년 정도 지나자 'SDV'라는 용어가 등장했어요. 저는 E/E 아키텍처의 다음 단계가 SDV라는 '개념의 진화'로 봤습니다. 현재의 SDV는 E/E 아키텍처를 대변하기도 하고, 포괄하기도 하는 등 공존하며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SDV가 역사적인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대전환'의 중심에 있다고 말하지만, 분명 SDV 다음 단계의 진화된 개념이 등장하겠죠.
이해승 상무 저는 개인적으로 SDV를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에 처음 들어갔을 때가 1995년이거든요. 그 때 자동차 기계 부품을 시험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이후 델파이(현 앱티브)에 갔을 때가 대충 25~26년 전인데, 그 때 처음으로 전기/전자가 합쳐져 있는 소위 메커트로닉스 부품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차 내부에 전기/전자 콘텐츠가 정말 빠르게 늘었어요. 처음에는 전기/전자 하드웨어가, 그 다음에는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가 들어오면서 소위 말하는 '협조 제어'가 생겼습니다. 이때부터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기능들이 많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앞으로 소프트웨어 기능들이 점점 더 늘어나겠구나' 예측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어요.
더 이상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되고 있었던 거죠. #SDV #소프트웨어정의차량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요. 근래에 SDV라는 단어에 기반한 많은 활동이 상징적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이미 과거에 SDV가 있었고 계속 발전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순철 부사장 앞서 구 이사님께서 '세상을 바꿀 플랫폼'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SDV가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등과 만났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며 이동 수단으로써의 자동차의 역할을 훌쩍 뛰어넘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 토요타그룹(TOYOTA)이 일본에서 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우븐 시티(Woven City)'도 그런 개념이죠. 심지어 현대차그룹은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형 항공 교통)을 넘어서 '다음 스텝은 하늘 넘어 우주(AAM, 미래항공모빌리티)'라고 하니까요.
이해승 상무 밸류 체인 측면에서 SDV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덧붙이자면, 일단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이 매우 많아질 거로 생각하고요. 밸류 체인 내 OEM, 협력사, 협력사의 티어 1, 2, 3의 협업 관계가 더 수평적인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DV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모든 발전이 이루어질 것인데 수직적인 구조는 창의성과는 상극이니까요.
예를 들어, 미래에는 차량 자체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지만, 자동차가 잉크젯 프린터라면 잉크(애플리케이션)를 계속 사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어요. 현재의 스마트폰처럼요.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니, 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회사나 협력사들은 창의성 향상을 위해 기꺼이 비즈니스 구조를 개선할 겁니다. 그렇게 협업 관계가 수평적으로 변해갈 것이라 생각하고 희망합니다. 이 기록이 성지가 돼서 몇 년 후에 모든 사람이 ‘그때 걔가 그렇게 얘기했는데 현실이 됐어’라고 하면 좋겠네요.
Q3. <AID 2023>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술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자동차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완벽함이 아닌 가능성.- 편집자
이순철 부사장 <AID 2023> 전반을 다시 짚어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행사인 만큼 참가 업체도, 참석자도 매우 많았어요. 과거에 자율주행 관련 콘텐츠가 지배적이었다면, 올해는 SDV 관련 내용이 풍부했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구동계 설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낸 것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중 특별히 인상에 남은 건, 에이펙스에이아이(Apex.AI)가 오토사(AUTOSAR)라는 미들웨어 없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시장에서 검증된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잠재력과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기술이었습니다.
구성서 이사 저는 지멘스 EDA의 "Hardware-based Cyber Security for Connected Vehicles(커넥티드 차량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 사이버 보안)"세션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자동차사이버보안이 다른 분야와 차별화되는 것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최신 취약점에 대한 대응안을 도출해내야 하는 것인데,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적절한 보안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핵심은 관련 '데이터 수집, 처리 및 분석 기술이 SW 기반에서 HW 기반으로, 즉 반도체 기반으로 진화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반도체 내에서 모니터링 및 이슈 레이징 등을 수행하며 클라우드로 보내는 데이터를 최적화해 속도 지연 이슈를 최소화하는 부분이 기존의 클라우드 기반 유사 솔루션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듯해서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 HSM(Hardware Security Module)과 더불어 자동차 반도체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해승 상무 저는 앞서 말했던 암(ARM)의 #SOAFEE(Scalable Open Architecture for Embedded Edge)가 참 좋았어요. 자동차 산업은 안전, 보안 때문에 매우 폐쇄적인데 '오픈 소스'가 나온다니. SOAFEE가 비록 한 기업에서 시작한 이니셔티브지만 아주 많은 회사가 합류하고 있어요. 오픈 소스라서 만들어진 산출물을 대중한테 공개하거든요. 누구나 가져다 개발할 수 있고, 그것을 다시 SOAFEE에 기여할 수 있는 형태에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운영체제(OS)인 '리눅스'의 기반 시스템인데, 자동차에서도 가장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오픈소스는 과거 자동차 산업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영원히 끝난 것은 아니잖아요. 자동차 산업의 강점이 학습 능력입니다. 무언가 실패하면 그것에서 배우고 발전시키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게 자동차 산업이거든요. 오픈 소스가 컴백했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Q4. <AID 2023>에서 어떤 시사점을 얻으셨나요?
사이버보안은 더 이상 마이너리그가 아니다.- 편집자
이순철 부사장 앞에서 다루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정도가 있겠네요. 우선 저는 일렉트로비트, 벡터, 이타스 등 글로벌 솔루션 기업을 주의 깊게 둘러봤습니다. 기존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제품을 하나씩 연동하며 부가 기능을 추가해 나가는 방식으로 #토탈솔루션을 구축하는 경향이 보였어요.
그리고 '개발자의 편리성을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과거에는 퍼포먼스 위주의 솔루션을 개발했다면, 요즘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과 비중이 높아진 만큼 최대한 많은 관계자가 일을 편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이해승 상무 저는 #사이버보안에 대해 여러 회사가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타스도 결국은 사이버보안을 이야기했고, 일렉트로비트는 사이버보안 관련 데모까지 했어요. 참석한 사람도 많았던 걸 보면 사이버보안이 자연스럽게 SDV에 필수적인 기술로 인지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예전에는 제가 어디 가서 사이버보안을 주제로 발표하면 '얘는 왜 왔어. 여기 돈 주고 들어왔구나.'라는 취급을 받았는데, 지금은 사이버보안이 당연하다는 듯 SDV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아 좋았습니다.
구성서 이사 저도 사이버보안에 대한 인식이 몇 년 전보다 훨씬 많이 높아진 것을 체감하며 감개무량했습니다. 현업에서도 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인식의 갭이 존재하는데, <AID 2023>은 '혁신 기술' 콘퍼런스라 그런지 확실히 프런티어(frontier)와 얼리 어답터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SDV 등 자동차 기술 발전의 핵심 트렌드와 함께 사이버보안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사이버보안의 핵심 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 테스트, 분석, 모니터링 등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해승 상무 페스카로도 꽤 일찍 사이버보안을 이야기한 업체 중 하나였어요. 앞다투어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던 글로벌 및 현지 기업들로 시장이 어수선했는데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국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페스카로의 입지도 빠르게 높아졌고요. 그 여정을 내부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페스카로의 다음 여정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요? <AID 2023>에서 사이버보안을 포함한 유관 분야 플레이어들의 행보를 통해 시야가 넓어졌을 텐데,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페스카로 스스로의 기술 역량 성장,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적용합니다. SDV라는 테제를 페스카로 기술 로드맵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비즈니스 모델 확대에 포함하여 내재화를 가속합니다. 우리의 강화된 역량을 고객과 파트너와 공유하는 #인사이트제공자를 지향합니다.
[구루 인터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자동차 산업의 다음 주역'에 관한 이야기로 곧 돌아올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23.08.12